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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이 음사대 부지, 그러니까 음사 신당 위치를 기반으로 한 마을이 있었다. 이를 당골판이라 해.

그 마을은 세습무가 가문이 살고 있던 마을로, 당연히 악귀와는 연이 크게 없었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모여 사는 곳에서 과연 선악이 존재하지 않았을까? 정말 아무 일도 없었을까?

부패한 무당은 분명 존재했다. 스스로 신의 뜻을 거스르고 욕망을 택하며 죄를 받는 이들도 허다해지기 시작했지.

그때야 배 곯는 이들도 워낙 많았을 때잖나.

하나 이미 신을 받아 버린 [무당]이라는 존재가 만들어 낸 악의 경계는 더욱 확실했고, 거대했지.

이에 따라 그것들이 잡귀들까지 불러내며 어떠한 존재가 나타나게 돼.

이를 그때의 무당들은 [사귀]라고 불렀다.

사귀는 사람들이 악의를 품도록 하거나,

실제로는 잡귀를 직접 들리게 하여 무당을 무력화시키고 자신들이 날뛰기 편한 곳을 만드려고 했다.

그러나 당연히 실패했지. 아무리 부패한 무당이 있었다 한들, 그렇지 않은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으니까.

그들은 각지로 퍼져 나가며 인재를 찾고, 세습무를 진행하고, 의원도 치료하지 못하는 병을 치료하기도 했어.

흔히 [신벌]이라고 부르는 것들 말이야.

 

그렇게 사귀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것의 실체가 진짜 있는지는 모르지만, 무당들도 발전하고 각지에 퍼지며 확실히 괴상하거나 요란한 일이 적어졌거든.

 

하지만 사귀는 바보가 아니었을 거다. 수많은 악과 원한, 넋이 풀어지지 못하고 한데 뭉친 거니까.

저지당할수록 어떻게든 해내고 싶어지는 게 사람이라더니, 그것들도 결국 사람에게서 난 것이라 비슷한 모습을 했을까?

현재 인간들이 사는 인세의 창을 찢은 그 삿된 것은 공허하고 어두운, 온전한 암흑의 공간에 몸을 숨겼다.

이를 [귀암세]라 하며, 이때는 조선시대에서 가장 태평성대하였다 일컬어지는 시기다.

그들이 모두 그곳에 은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태평성대하기만 했다면 우리가 이 이야기를 들을 일도 없었을 거라고? 어려도 무당이라고, 정확하군.

​그래, 그 말 그대로 시간이 지나 평화가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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